목차
왜, 지금 ‘신뢰’를 이야기할까
시작은 이런 물음에서였습니다.
요즘 들어 세상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뉴스를 켜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도, 어쩐지 다들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정치 뉴스엔 냉소만 가득하고, 서로의 말엔 귀를 닫은 채 자신만의 확신 속에 갇힌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죠. 전문가의 말도 “그 사람도 편향된 거 아냐?”라는 시선을 받습니다. 뭐가 진짜고 뭐가 아닌지 헷갈리는 정보들 속에서 우리 삶의 방향조차 잃어버린 느낌입니다.
그런 모습을 보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이 모든 혼란의 바닥엔 ‘신뢰의 붕괴’가 자리 잡고 있는 건 아닐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거라는 믿음, 전문가의 판단은 대체로 합리적일 거라는 기대,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끼리는 어느 정도 믿고 살아간다는 당연한 전제들.
이런 기본적인 신뢰들이 하나둘 무너지면서, 사회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 살고 있죠.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다수결이 곧 정당성이라는 오해, 충분한 설명 없이 내려지는 결정들, 그리고 그로 인한 반발과 분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깊이 있는 논의보다는 빨리 결론을 내리려 하고, 균형 잡힌 시선보다는 자극적인 정보가 주목받는 시대. 이건 단순히 ‘불편한 현실’이 아니라, ‘불신을 키우는 구조’ 그 자체입니다.
저는 법률 전문가로서 그동안 제도와 판단의 문제를 고민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전문 영역조차 신뢰를 잃고 있다는 걸 실감하며, 제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지식이 있다고 해서 사회에 꼭 도움이 되는 걸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죠.
그래서, 작게나마 시작해봤습니다.
법 이야기, 제도 이야기, 어렵고 딱딱하다고들 하죠.
하지만 누군가는 이 얘기를 꺼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 채널 ‘김변, 생각하다 – Kevin’s Lab’ 를 통해 ‘신뢰 붕괴’라는 주제를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리즈는 총 4부로 나눠, 우리가 신뢰를 잃어버린 네 가지 영역을 차근차근 짚어봅니다:
- 1부. 제도에 대한 신뢰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 2부. 판단에 대한 신뢰는 어떻게 붕괴되는가
- 3부. 미래에 대한 신뢰는 왜 사라졌는가
- 4부. 관계에 대한 신뢰는 어떻게 해체되는가 (곧 공개)
각 편에서는 신뢰를 잃어가는 구체적인 장면들을 담아내고, 그 안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질문들을 던지고자 했습니다.
각 편의 주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1부. 제도에 대한 신뢰
법과 헌법, 경제 시스템, 그리고 전문가라는 이름 아래 작동하는 제도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정치적 갈등과 불공정한 구조 속에서 어떻게 신뢰를 잃어왔는지 살펴봤습니다.
2부. 판단에 대한 신뢰
판사도 믿을 수 없다는 말, 요즘 흔히 들립니다.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사람들은 ‘내 편’의 판단만 옳다고 여깁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우리는 점점 ‘판단 그 자체’를 믿지 못하게 되고, 결국 기계에게 판단을 맡기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3부. 미래에 대한 신뢰
미래가 불안하다고 느끼는 건 단순한 감정이 아닙니다.
연금 시스템, 초저출산, 정책의 무능. 이 모든 것들이 ‘내일’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지금의 불안은 결국 다음 세대의 희망까지 흔들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4부. 관계에 대한 신뢰 (준비 중)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들과의 관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집값 때문에 이웃 간의 벽이 높아지고, SNS에서는 사람 사이의 신뢰가 점수나 팔로워 수로 환산됩니다.
‘나만 잘 살면 된다’는 믿음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공동체를 잃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제 작은 바람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당장 큰 변화를 만들진 못하리라는 걸요.
깊이 있는 이야기는 불편하고, 복잡한 현실을 차분히 살피려는 시도 자체가 외면받는 시대입니다.
저 역시 법조인이란 이유만으로 의심받는 경우도 많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들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제대로 짚고, 제대로 설명하고, 무엇보다 함께 생각해보자고 제안하는 시도 말이죠.
이게 아주 작은 움직임일지라도, 변화는 결국 그렇게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저는 숙의 민주주의가 당장 실현되기 어려운 이상적인 모델이라는 걸 압니다.
하지만 ‘충분히 고민하고, 서로 설득하고, 함께 방향을 찾으려는 노력’이 사라진다면, 그건 단순히 제도의 실패를 넘어 우리 삶의 기반이 무너지는 일이 아닐까요?
그래서 이 시리즈를 통해 던지는 질문들이, 여러분 마음속 어딘가에 작게나마 울림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가 왜 신뢰를 잃었는지, 다시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의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이 지금 당장은 바뀌지 않겠지만, 함께 고민하고 질문을 던지는 그 과정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믿습니다.
변호사
금융과 부동산 관련 법률을 주로 자문하는 10년차 변호사입니다.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 판단은 반드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고드리며, 본 블로그의 내용은 단순 참고 목적으로만 활용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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