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IR은 기업가치를 공정하게 평가받기 위한 일련의 활동으로서, 경영진의 책무 내지 의무로서의 성격을 지니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 중요성과 국내 IR 현황 및 전망에 관하여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목차
기업 IR이란
기업 IR (Investor Relations)은 법령상 정해진 용어가 아니어서, 그 개념에 관하여는 다양한 정의가 있을 수 있다.
한국IR협의회의 ‘상장법인 IR 모범규준’의 정의를 참고하면, IR은 “기업가치를 공정하게 평가받기 위하여 상장기업과 투자관계자 사이에 가장 효과적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재무,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그리고 법규준수를 통합하는 전략적 경영책무”로 파악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정의는, IR과 관련하여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IR협의회인 NIRI(National Investor Relations Institute)의 2003년도 IR정의 규정을 차용한 것으로, 미국에서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IR이 단순한 활동에 그치지 않고 경영진의 책무 내지 의무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하나의 선택사항이 아닌 기업의 생존에 필요한 전략적 필수 요건으로 파악되는 등 그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기업 IR의 중요성
정보비대칭의 해소
기업 IR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기능은 정보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의 해소를 통하여 시장에서 형성되는 주가가 정확하고 공정한 기업 가치를 반영하도록 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시장에 우량기업과 불량기업이 있는데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판단, 평가할 수 있는 정보가 없는 경우, 투자자들은 우량기업의 가치를 불량기업 수준으로 평가하게 되고, 시장에서 자신의 정당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우량기업은 그 시장을 떠나게 되며, 결국 시장에는 불량기업만 남게 되어 시장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조금 더 이론적으로 접근하면, 본질 기업가치는 그 기업이 장래에 벌어들일 현금흐름의 합을 적정할인율(즉, 자본비용)을 적용하여 계산한 현재가치라고 볼 수 있다. 이 때 투자자의 관점에서 정보비대칭 상태가 높을수록 불확실성이 상승하여 자본비용이 높아지므로 결국 본질 기업가치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우량기업과 불량기업을 선별할 적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 우량기업이라도 불량기업에 적용되는 자본비용이 차등 없이 적용되게 되며, 이는 전반적으로 실제 기업가치보다 시가총액이 과소하게 계산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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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구조 및 지배구조의 안정
IR활동은 장기, 안정적 주주의 지분보유비중을 유지 내지 증가시킴으로써 소유구조의 급격한 변동을 방지하고, 상호간의 신뢰관계에 기초한 우호주주 및 안정주주를 확보함으로써 기업의 지배구조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 결과 경영진은 경영권 위협에 대한 우려 없이 경영에 집중할 수 있다.
기업의 인지도 제고 및 비용 절감
소규모 기업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고,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자발적 공시의 강화 외의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고, IR은 그 노력의 중요한 형태이다. 개별 기업은 높아진 기업 인지도를 활용하여, 마케팅 비용을 낮추고 전반적으로 금융비용도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코스닥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IR효과를 실증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i) 국내외 IR실시는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주가를 한 단계 레벨업시켰고, (ii) 한국거래소 주관보다는 개별기업이 주관하여 IR을 실시하는 것이 훨씬 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으며, (iii) 외국인지분율이 낮은 코스닥 기업일수록 IR실시에 따른 긍정적인 주가 반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iv) 기업규모가 작을 수록 IR실시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v) 수익성이 높은 기업일수록 IR활동이 주가에 더욱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자 보호
기업 IR을 통하여,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함으로써,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판단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기업 IR 향후 전망
미국의 기업 IR 발전 배경
연혁적으로, 기업 IR은 1953년 미국의 GE사가 사내에 IR담당부서를 설치하면서 최초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20여년간 개별 기업차원에서 IR의 중요성이 인식되지 않았고, 독자적인 조직을 갖춘 회사도 일부 대기업에 한정되고, 기업내 IR의 위치도 기업홍보업무의 일부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 후, 1980년대 M&A붐이 조성되며 적대적 M&A로부터 경영권을 지키고자 IR 활동이 활발해졌다. 즉, 회사의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기업이 M&A 대상이 되기 쉽기 때문에, 적정 주가의 형성과 주식을 매도하지 않도록 주주를 설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게 되었다.
특히, 근래에는 4차 산업혁명, 스타트업이 대거 등장하면서 공개된 과거 재무제표의 수치만으로는 그 이익전망을 쉽게 할 수 없는 유형의 회사들이 대거 등장함에 따라, 해당 회사들은 적극적인 성장전략의 일환으로서, 자발적으로 활발한 IR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 현황 및 전망
국내의 경우 상장기업들에 한정하여 보면, 현재까지 IR활동에 소극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 원인으로, (i)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적대적 M&A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경영권 방어의 요청이 상대적으로 낮을 뿐만 아니라, (ii)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비상장주식의 경우와 달리 상장주식은 평가기준일 이전, 이후 각 2개월 동안의 거래소 종가 평균액을 과세표준으로 하고 있어(동법 제63조 제1항), 시가총액이 높은 경우 오히려 상속세 부담이 가중되는 문제점이 있어, 대주주의 입장에서 IR을 적극적으로 할 유인이 낮은 점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다만, 창업주로부터 2세 내지 3세까지의 상속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대주주의 지분율이 지속적으로 희석되어 적대적 M&A로 인하여 경영권을 상실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으며, 최근 주주행동주의의 강화, ESG 경영의 요청 등 외부 환경의 변화는, 기존과 달리 기업 IR의 중요성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에서 비재무적 요소가 기업 경쟁력의 근원으로 점차 중요하게 평가받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그와 같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기업 IR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 포스팅
주주행동주의 및 의결권자문기관
대량보유보고 제도(5%룰)
참고문헌
상장기업IR활동의 효익분석(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 2016)
전략적 경영책무로서의 IR : 의의와 필요성(한국ESG연구원 2014)
코스닥 기업의 해외 및 국내 IR활동이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하는가?(국제경영연구 2017)
변호사
금융과 부동산 관련 법률을 주로 자문하는 10년차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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