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법률용어와 그 대안의 모색

어려운 법률용어를 일상의 용어로 대체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에 관하여 보고, 그럼에도 보다 다수와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본다.

어려운 법률용어에 혼란스럽고 당황해하는 사람

어려운 법률용어

법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해보려고 하면,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용어들에 압도되어 첫걸음조차 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 법의 경우 역사적으로 일본법의 영향을 많이 받아, 해당 용어를 그대로 도입한 경우가 많고, 더욱이 일본법상의 용어 역시 유럽법을 그대로 직역한 용어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일반인이 특별한 노력 없이 법률용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영미법에서도 난해한 법률용어를 지칭하는 ‘legalese‘라는 별도의 단어가 있는 만큼, 나라마다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일상의 언어와 법률 용어는 구별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법률이 규율하는 사회현상은 다양하지만, 이를 함축적인 용어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법률용어를 일상적인 용어로 대체하기 어려운 이유

법률용어를 쉬운 용어로 대체하는 이른바 ‘법률용어 순화’는 계속하여 추진되어 왔지만, 그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이유로 법률용어를 모두 일상적인 용어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정밀성과 명확성의 필요

법률 문서는 당사자들의 권리 의무관계를 정하는 중요한 문서이므로, 그 성격상 다의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고, 명확하고 객관적인 해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작성되어야 한다. 즉, 특수한 용어와 정의가 사용되는 이유는 문서의 해석이나 적용에 모호성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일상적인 언어로만은 그와 같은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

역사적인 전통

법률용어는 오랜 역사와 전통에 근간을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정한 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의 해석이 문제되는 경우, 기존에 해당 사건과 유사한 사례에서의 법원의 판단을 가장 먼저 검토하고, 이를 근거로 법적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이러한 전통은 법률 체계의 안정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관점에서 기존에 누적된 판례에서 사용된 언어를 한번에 바꾸기는 어렵다.

전문 분야의 특수성

법률은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그 규율대상으로 하여 일상과 관련성이 매우 높으나, 법률 자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것은 비교적 소수의 사람이 취급하는 특수한 분야에 속한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법률 전문가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 특별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다양성과 범위

법률은 다양한 주제와 분야를 모두 다루고 있어, 다양한 현상에 공통되는 요소를 추출하여 추상화, 개념화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만일, 일상 용어를 반영하여 개별 주제나 분야마다 용어를 맞춤형으로 달리 쓰는 경우, 통일적이고 일관된 법리 구성은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에도 방대한 법리 때문에 이를 학습하는데 어려움이 있는데, 법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경우, 이를 학습하고 적용하는데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비효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다수와 의사소통하기 위한 노력

법의 규범력 유지 목적에서 쉬운 서술 필요

앞서 본 바와 같이,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법률용어를 일상의 용어로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법률 전문가들이 법률문서를 작성할 때 일반인의 이해 수준을 무시하고, 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어렵게 작성하여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법률이 법률전문가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경우, 이는 일반인이 법에 대해 거리감을 갖게 하거나, 심하면 법률 전문가들에 대한 불신, 반감을 갖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법의 규범력을 크게 약화시키게 된다. 따라서, 법률 전문가들은 목표 독자층의 이해 수준을 고려하고, 필요한 경우 법적 용어를 설명하거나 해석을 제공하여, 일반인들이 쉽게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대안의 모색 : 용어집 활용 등

이 블로그의 글은 보다 넓은 층의 독자와 소통하기 위한 목적에서, 기본적으로 가급적 전문적인 법률용어 사용을 최소화하고 평이하게 서술하고자 한다.

그러나, 법률 관련 글이 많다 보니, 정확한 법률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오히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목적에서 적절한 때도 있어 보인다. 그러한 경우에는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서, 예컨대 「피보험이익」 과 같은 형식으로 해당 용어를 표시하고 그와 관련된 간략한 정의가 툴팁(tooltip)으로 나타나게 해 두었다. 또한, 보다 상세한 정의가 필요한 경우 해당 용어가 링크된 페이지를 바로 참고하거나, 본 블로그의 Blog – 용어집 메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용어집의 내용은 향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할 계획이며, 이와 같은 노력이 법률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의 간극을 좁혀 원활한 의사소통에 기여할 수 있는 단초가 되었으면 한다.


김민식(Kevin)

변호사

김민식 변호사

금융과 부동산 관련 법률을 주로 자문하는 10년차 변호사입니다.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 판단은 반드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고드리며, 본 블로그의 내용은 단순 참고 목적으로만 활용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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