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부자는 왜 존경받지 못하는가?

한국 사회에서 부자가 존경받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한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배금주의와 자본주의를 혼동하고 자본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부의 축적과 활용 방식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주주의 경영권 프리미엄과 일반 주주의 할인 문제, 상속세 부담으로 인한 기업 가치 저하, 금융시장의 관치 영향 등으로 인해 자본이 생산적인 분야로 흐르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 내 불공정을 해소하고, 대주주가 기업 가치를 높이도록 유인하는 세제 개편, 금융기관의 자율성 확대, 부동산 중심의 자금 흐름을 생산적인 산업으로 이동시키는 등의 개혁이 필요하다. 부자가 존경받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부의 축적이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자본이 혁신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배금주의와 자본주의 – 개념의 혼동

자본주의는 단순히 돈을 버는 시스템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자본주의는 자본이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가도록 설계된 경제 체제다. 즉, 혁신과 효율성이 강조되며, 자본이 가장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반면, 배금주의는 돈 그 자체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태도를 의미한다. 이는 돈이 어떻게 벌리고,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부 자체를 숭배하는 태도를 말한다.

문제는 한국 사회가 이 두 개념을 명확히 구별하지 못하고 있으며, 많은 경우 자본주의를 배금주의와 유사한 것으로 인지하여 사회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결여된 배금주의에서는 부자는 존경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경멸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부의 축적 과정 – 공정한가?

한국에서는 부의 축적 방식에 대한 불신이 크다. 부동산과 상속을 통한 부의 세습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창업이나 혁신을 통한 자수성가형 부자가 상대적으로 적다. 많은 사람이 부자란 ‘운이 좋거나’, ‘부모를 잘 만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이는 부자에 대한 존경심 부족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자본시장과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왜곡에 있다. 한국의 자본시장은 기업 지배구조의 불투명성과 대주주 중심의 경영 방식으로 인해 공정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지며, 국내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저평가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참고 포스팅 :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자본시장 불공정과 대주주 프리미엄 문제

한국 자본시장에서 대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누리는 반면, 일반 주주는 할인된 가치로 주식을 거래해야 하는 불합리한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시장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의 불투명성과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문제에서 기인한다.

예를 들어,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상속을 앞둔 일부 대주주들은 기업 가치를 낮추는 방향으로 경영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상속세가 주가를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주가가 높아질수록 대주주의 세금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로 인해 일부 대주주들은 배당을 줄이거나 불필요한 비용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추는 전략을 사용한다. 결국 이는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일반 주주들에게도 손실을 안겨주는 악순환을 낳는다.

참고 기사 : “상속세 60% 내는 대주주가 주가 올리겠나”…공허한 밸류업

금융시장 왜곡 – 돈이 생산적인 곳으로 가지 않는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자본이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금융시장은 이러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자금을 배분하기보다, 정부의 정책과 획일적인 리스크 평가 기준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금융시장은 대기업과 부동산 중심으로 자금이 흘러가고 있다. 담보력이 높은 부동산 대출이 선호되는 반면, 스타트업이나 신성장 산업에는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지 않는다. 이는 장기적으로 혁신을 저해하고, 경제의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해결책 – 자본시장 및 금융 개혁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부자가 존경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부자 개인의 윤리적 태도를 문제 삼기보다, 부의 축적과 활용 방식이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개혁이 필요하다.

  • 자본시장 내 불공정을 해소해야 한다. 기업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고, 대주주와 일반 주주 간의 불균형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배당 정책을 개선하고, 주주 친화적인 경영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 상속세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 현재 상장 주식의 경우 시가를 기준으로 상속세가 부과되면서, 대주주가 주가 상승을 꺼리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이는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대주주가 기업 가치를 높이도록 유인할 수 있는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
  • 자본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을 제거하고, 기업이 정당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주주 개인의 사적 이익이 우선시되는 경영 관행을 개선하고, 공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관치금융에서 벗어나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리스크를 평가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편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본이 보다 혁신적인 분야로 흘러가게 해야 한다.
  • 부동산에 집중된 자본을 생산적인 산업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자본시장이 활성화되면, 부동산에 몰린 자금이 IPO 등을 통해 신생 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는 창업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론 – 존경받는 부를 만들기 위해

한국 사회에서 부자가 존경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부자의 도덕성’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부의 흐름을 보다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배금주의와 자본주의를 명확히 구분하고, 자본주의적 원칙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돈이 단순히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자가 존경받는 사회가 될 수 있을까? 그 답은 우리가 자본주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운영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김민식(Kevin)

변호사

김민식 변호사

금융과 부동산 관련 법률을 주로 자문하는 10년차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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